국내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의 최신지견
Updated view on the treatment of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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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is prevalent (13.4% in the population above the age of 40) but less recognized by patients and physicians in Korea. The definition and treatment strategies of COPD have changed with the accumulation of evidence, and the Korean COPD guidelines recommended by the Korean Academy of 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 have also been updated. This review will cover some important points, that should be considered in the management of stable COPD in clinical practice. COPD is a treatable disease and earlier detection should be emphasized to achieve better clinical benefits in the mild stages. In addition, etiologies other than smoking are critical in the development of COPD. Medical treatment strategies have been updated focusing on the role of long-acting bronchodilators and the updated Korean COPD guidelines include specific Korean situations in the management of COPD.
서론
국내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13.4%이며, 65세 이상의 경우 남자의 절반 가까운 대상이 유의한 폐기능감소가 발생하여 COPD로 진단되게 된다[1]. 자주 접할 수 있는 질환일 뿐만 아니라, 세계 사망원인 3위에 해당하는 질환이고, 국내 COPD와 관련된 직간접 비용이 1.4조에 달한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COPD에 대한 인식 및 진단율이 매우 낮다. 국제적으로 1990년 후반 이후로 COPD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약제의 임상연구가 활발해졌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근거 중심의 COPD 진단, 평가 및 치료 과정이 강조되는 쪽으로 진료지침이 개정되어 왔다[3]. 본 글에서는 COPD에 대한 접근이나 치료 측면에서 전체적인 흐름이 변하였는지를 중심으로 진료현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을 개괄적으로 기술한다.
COPD에 대한 새로운 이해
1. COPD는 예방 가능하고,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할 만한 병이다
COPD는 과거부터 만성기도염증이 있고, 비가역적인 기류폐쇄가 발생하여 치료하기 힘든 병으로 인식되어 왔지만[4], 질환의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새로운 약제의 개발 및 임상적 효과가 발표되면서, 질환에 대한 정의 및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왔다. 최근에는 지속되는 호흡기 증상과 호흡기류의 제한이 COPD의 특징이지만, 비가역적이고 해결이 안되는 질환의 관점보다는 흔하고, 예방 가능하고, 치료할 만한 병으로 인식하여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COPD 유병률을 고려하면, 40세 이상에서 약 300만 명의 COPD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일선 진료현장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폐의 완충능력이 커서 기능의 절반 이상이 소실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측면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이 들어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덜 두는 문제때문에, 환자나 의료진이 조기에 질환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COPD는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금연, 직업적 노출 감소, 유소년기 감염예방 등을 통해서 발생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5]. 또한 현재 COPD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흡입약제(흡입 단일 또는 복합 기관지확장제, 복합 흡입스테로이드제 등)의 경우 모두 환자의 호흡 곤란 및 폐기능을 개선시키고, 급성악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증명되었으며[5,6], 적절한 치료로 COPD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하다. 따라서 COPD는 열심히 찾아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적극적으로 위험요인이 있는지, 만성적인 호흡곤란, 기침, 객담이 있는지를 물어봐야 하며, 의심되는 사람은 폐기능검사를 통하여 COPD 유무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 흡연자만이 COPD의 위험군이 아니다
COPD 환자의 약 75-80%는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흡연가에서도 흡연과 관계없이 COPD에 합당한 소견들이 관찰되어 다른 다양한 기저요인이 질환 발생에 작용함을 알 수 있다[7,8]. 직간접 흡연 외에 직업적 위험요인 노출, 실내외 대기오염과의 연관성도 강조되고 있고[9], 호흡기 감염 특히, 결핵과의 연관성도 잘 알려져 있다[5,10]. 특히, 결핵 유병률이 높고 과거 노출력이나 흉부 반흔이 많은 국내 여건에서는 비흡연자 또는 여성이라고 COPD 위험군이 아니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만성적인 호흡곤란, 기침, 가래가 지속되면, 위험요인에 대한 평가 및 진단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임신 중 또는 출산 이후 초기 폐발육이나 폐기능의 최대폭이 정상에 이르지 못했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정상 범위 내의 폐기능 감소 속도를 나타내더라도 COPD에 이르게 될 수 있다[11]. 즉, 과거에 생각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수준에서 폐기능 감소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이 낮아서 COPD가 될 위험군이 존재한다는 점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한다(Figure 1).
3. COPD는 폐에 국한된 병이 아니며, 다양한 복합질환이 함께 있을 수 있다
폐의 구조적 변화, 호흡기 증상 및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지만, COPD 환자는 심혈관계질환(고혈압, 심부전증 등), 내분비계질환(당뇨, 대사증후군 등), 정신과적 질환(우울증 등), 근골격계질환(골다공증, 근위약 등) 등 다양한 전신적인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다. 따라서 COPD는 단순 폐질환이 아니라, 복합적 질환이 동반될 수 있는 전신적인 질환이라는 개념이 강조되고 있고, 환자 접근 및 치료할 때에 동반질환에 대한 고려를 함께 해야 한다. 또한 심혈관계질환이나 정신과적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에서도 COPD 위험요인이 있다면 COPD가 함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COPD에 대한 진단과 평가
1. COPD는 증상과 폐기능검사로 진단하는 병이다. 폐기능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COPD는 폐기종을 비롯한 폐실질의 변화나 소기도의 염증성 변화 등 다양한 병리학적 변화가 수반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숨을 내쉬는 과정에서 제한이 발생한다. 만성적인 호흡곤란 또는 기침, 객담이 있으면서, 폐기능검사 결과, 최대한 세게 1초 동안 내쉬는 숨의 양(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FEV1)이 최대로 들이쉰 다음 최대 노력으로 끝까지 내쉬는 숨의 양(forced vital capacity, FVC)의 70%를 넘지 못하는 경우에 COPD로 진단한다. 위험요인이 있거나 증상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진단을 위해서 폐기능검사가 필수적이다. 폐기능검사는 간단하면서도 반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이며, 기류폐쇄의 중증도를 평가하는데 중요하며, 환자의 추적 및 예후를 예측하는데 중요하다. 최근에는 초기 COPD에서의 약제치료에 따른 효과가 보고되면서[12,13], 조기발견 및 조기 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어 적극적으로 폐기능검사를 시행하여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2. 호흡곤란의 정도와 급성악화 병력을 평가해야 한다
COPD를 의심하고 진단하는데 있어서 만성적인 호흡곤란, 기침, 객담 등의 증상이 중요하며, 초기 치료약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폐기능검사는 COPD 진단과 기류폐쇄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이지만, 환자의 증상과의 선형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은 제한점이 있다. 검사실 지표 외에도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나 증상을 점수화한 지표(환자평가지표)가 과거보다 치료목표나 치료효과를 판정하는데 더 중요시되고 있으며, 치료로 개선시킬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인식된다[14]. 따라서 질환의 중증도 분류 및 치료약제 선택 시 기준이 되는 중요한 인자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환자의 호흡곤란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modified Medical Research Council dyspnea scale (mMRC 점수)가 2점(평지를 걸을 때 숨이 차서 동년배보다 천천히 걷거나, 자신의 속도로 걸어도 숨이 차서 멈추어 쉬어야 하는 정도) 이상인지를 평가해야 하고, 지난 1년 동안 평상시보다 증상이 급격히 나빠져서 약제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응급실 방문이나 입원 포함)이 있었는지를 평가하여 초기 치료약제를 선택하고, 치료 후 반응을 평가하여 약제를 추가 변경한다(Figures 2,3). 과거 COPD 치료방침과는 달리 환자의 증상 개선이나 악화 발생유무에 따라서, 약제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의 단계 올림 또는 단계 내림(예: 혈액 내 호산구가 낮거나 부작용이 있던 경우 흡입스테로이드 제거)이 가능하다(Figure 3).
COPD에 대한 치료
1. 흡입약제 치료가 중심이며 지속형 기관지확장제 사용이 우선시된다
COPD의 안정 시 약물치료는 효과적으로 기도내 병변에 약이 전달될 수 있고, 전신 부작용이 낮아서 흡입약제가 첫 번째 선택 약제이다[15]. 경구약제에 익숙한 국내환자에서는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 힘들 수 있지만, 증상 개선이나 장기적인 질환 경과에 효과가 증명된 약은 지속형 흡입기관지확장제 또는 흡입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복합 흡입 약제이므로 처방의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 안정 시 경구유지약제로는 항염증 및 악화 예방효과가 증명된 약제는 Phosphodiesterase 4(PDE4) 억제제가 유일하며[16,17], 일부 점액용해제가 악화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음이 보고된 정도이다. 과거부터 일선에서 많이 사용해오던 테오필린 약물은 효과가 증명되지 않아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다[18]. 항염증 작용 측면에서 흡입스테로이드의 효과 측면이 강조되면서 천식과 같이 흡입스테로이드/흡입지속성베타-2 작용제(long-acting beta-2 agonists, LABA) 복합제가 널리 사용되어 왔지만, 폐렴을 포함한 약제 관련 위험성이 확인되고[19], 상대적으로 효과가 좋아진 흡입지속성항콜린제(long-acting muscarinic antagonist, LAMA)/LABA 복합제가 출시되면서, 증상개선 이나 급성악화 측면에서 차이가 없거나 후자가 더 낫다는 보고들이 나오면서 복합흡입기관지확장제가 초기 치료의 주요 선택약제로 자리잡고 있다[6]. 흡입 스테로이드 복합제가 필요한 경우가 과거보다는 제한적이고(예: 잦은 급성악화, 천식-COPD 복합 증후군, 혈액 내 호산구 증가 등) 신중을 기하면서, 환자 개별 특성 또는 아형에 맞춰 약제를 선택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20].
2. 국내 COPD 환자 진료에 국내 현실을 반영한 국내 진료지침이 유용하다
국내 COPD 진료지침은 2005년 처음으로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서 제정된 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과학적 근거 중심의 진료지침으로 개정하여, 2014년 및 2018년도에 개정되었다[4,5].
국제적으로는 1900년대 후반 COPD에 대한 관심 증가로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World Health Organization을 중심으로 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GOLD)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2001년부터 전문가의 의견이나 근거를 기반으로 진료지침을 발표하였다. 2011년도 지침에서부터 기존의 기류폐쇄 단독으로 질환의 중증도를 평가하던 시스템에서 기류폐쇄 정도(FEV1)과 함께 운동 시 호흡곤란 정도(mMRC 점수), 급성악화 횟수를 기준으로 COPD 환자군을 A, B, C, D군으로 구분하는 것을 제안하였고, 2017년 개정 지침 이후로는 이와 같은 환자분류가 사용되고 있다[21].
국내지침의 경우는 A, B, C, D군으로 분류한 외국 시스템 대신에 FEV1이 정상예측치의 60%, 호흡곤란 정도, 급성악화력을 중심으로 가군, 나군, 다군으로 분류하였으며[5], 여러 보고에서 예후 예측이나 중증도 분류 측면에서 더 유용하였으며[5,22-25], 증상개선이나 악화여부에 따라서 약제선택을 하는 측면에서도 최근의 GOLD 지침이 지향하는 내용이 이미 국내의 2018지침에 반영되어 있다[5]. 또한 현재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지속성기관지확장제는 단독제형과 복합제형 간에 약가에서 큰 차이가 없고, 효과 측면에서 LAMA/LABA가 유용하여 초기 단계부터 복합제형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Table 1) [5]. 최근 축적되는 근거에서 LAMA 또는 LABA 단독 제제보다 증상개선, 삶의 질 향상, 폐기능 향상 등의 측면에서 LAMA/LABA 복합제가 우세하여, 국내 현실에서 복합제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 부분이 옳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3. 약물치료 외에도 COPD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COPD 환자에서 금연과[26] 호흡기 감염을 막기위한 독감예방접종과 폐렴 예방접종은 필수적이다[5]. 많은 환자들이 질환과 연관되어 근력이 약해지고 호흡곤란이 동반되어 운동이나 움직임을 꺼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전신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근위축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27]. 따라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호흡재활치료가 중요하며, 약물치료와 병행한 재활치료가 증상 개선, 삶의 질 개선, 운동능력 개선 등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공고하다[27]. 따라서 COPD의 모든 단계에서 적극적인 운동을 권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호흡재활치료지침(https://www.lungkorea.org/)이나 호흡재활 동영상을 참고할 수 있다.
결론
지금까지 근거를 바탕으로 COPD 환자에 대한 접근이나 치료 측면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진료현장에서 어떤 방향에 중점을 두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현 시점에서도 약제 부작용은 덜하면서도 COPD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약제들이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을 모르고 지내고 있고 진단이 늦어져서, 많이 진행된 후에나 확인이 되어 제때에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치료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할 수 있는 시점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많이 진행하기 전에 숨은 COPD 환자들을 찾아서 제대로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ferences
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호흡기분야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질환 중의 하나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에 대한 최신 지식을 정리한 논문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역학적 측면, 진단에서 고려할 사항 및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개정된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료지침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어, 실제 환자 진료에 활용하기 좋은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이 논문을 통해 미진단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진단이 더욱 활성화되어 환자들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논문은 일선 진료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이해하고, 환자를 진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