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의사협회지의 새로운 도전
New challenge of Journal of Korean Medical Association i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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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지의 기원은 1948년 5월 10일 창간된 ‘조선의학협회회보(朝鮮醫學協會會報)’이다. 창간호 표지에는 서재필(徐載弼 1864-1951) 박사의 이름이 있는 것으로 보아(Figure 1A), 발행인 또는 편집인으로 생각되며, 서재필 박사가 권두사(卷頭辭 preface)를 기고하였다[1]. 이듬해인 1949년 협회의 이름이 대한의학협회로 변경됨에 따라 제2호가 ‘대한의학협회회보(大韓醫學協會會報)’로 제호가 변경되어 발행되었다(Figure 1B) [2]. 이후 1950년 6·25 전쟁으로 발간을 못하다가 1958년 대한의학협회잡지(大韓醫學協會雜誌)로 속간하여 1960년 2월호까지 발간하였다. 1960년 3월호부터 대한의학협회지(大韓醫學協會誌)로 제호를 바꾸어 발간하다가 1995년 7월 대한의사협회지(大韓醫師協會誌)로 변경하여 지금까지 발간하고 있다.

(A) The cover of the inaugural issue (1948) of the Journal of Korean Medical Association and (B) the cover of volume 2 (1949).
국문의 제호가 여러 번 바뀌었으나 영문 제호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Association (JKMA)으로 창간호부터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영어 제호를 그대로 번역하면 의사협회지가 정확하나 우리 선배 의사들은 “의학협회”라고 쓰고 있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조선시대는 의사는 중인(中人)에 해당되고, 과거시험에서도 문과와 무과와는 엄연히 구분되는 잡과로 기능적인 측면만을 보고 있었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현대의 대한민국에서는 우리 선배 의사들이 영어를 몰라서 의학협회라고 쓴 것이 아니라, 기능인으로서의 의원(醫員), 의생(醫生)이 아닌 학문적으로도 존경받는 의사(醫師)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협지는 이런 선배 의사들의 염원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대한민국의 의료를 학문적으로 선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대한의사협회지는 우리나라 의학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여 세계적인 저널 인덱스인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 (SCIE), Scopus에 각각 2008년, 2007년 등재되었다[3].
하지만 국문 위주로 출판되는 관계로 전 세계적으로 인용되는데 한계가 있어 SCIE 등재목록에서 탈락된 지 11년이 지난 지금, 그 권위에 심각한 상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지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투고하고 싶어 하는 학술지로 만들기 위해 2025년 1월호부터 새로운 시도를 진행한다. 첫째로, 원저와 종설 논문을 한영대역판으로 발간하여 동일 디지털 개체 식별자(digital object identifier, DOI)로 온라인판을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인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학술지는 주로 영어로 출판되고 있다. 학술지의 성격과 독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각국의 언어로 출간되는 학술지는 전 세계적으로 읽히지 않아 인용이 제한적으로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중언어 출판 전략을 활용하는 저널이 조금씩 늘고 있다[4]. 독일의학회지(Deutsches Ärzteblatt)는 독일어로 출판된 원고를 선별하여 시차를 두고 Deutsches Ärzteblatt International이란 제호로 영문 출판을 하고 있다[5].
둘째로 효율적인 투고와 심사를 위해 웹기반 투고심사 시스템을 구축하여 시행한다. 그동안 학술지 홈페이지가 잘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문투고와 심사가 메일을 통해 진행되어 세계적인 표준과 거리가 있어 이를 개선하였다. 셋째로 투고 원고의 종류를 확장하였다. 그동안 한국 의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고하신 회원을 소개하는 “한국의 의사” 세션을 확장하여 의학과 인문학(Medicine and Humanity)으로 확대한다. 의학과 관련된 역사, 음악사학, 공연예술학, 철학, 종교학, 미술사학이 포함될 수 있으며, 한국 의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의사 사후에 이를 기념하고, 추모하는 한국의 의사를 포함한다. 특히 이번 호에는 의학의 인문학적 요소를 강조해 오신 공로로 2023년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을 수상한[6] 이성낙 교수의 특별 기고문을 게재하였다[7]. 관심있는 회원들의 활발한 투고를 기대한다.
위와 같이, 2025년부터 시작되는 대한의사협회지의 새로운 시도를 간략히 소개하였다. 선배들이 염원했던 것처럼, 이 공간이 대한민국 의학의 학문적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하고, 인간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며 인류애를 실천하는 학술과 교양을 갖춘 의사들의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Im Joo Rhyu serving as an Editor in Chief of the journal was not involved in the following: selection of the peer reviewer, evaluation of the article, and decision process of acceptance of this article.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